기획서의 폰트 선택… 당신이 저지를 수 있는 실수는?
플랜김이 대기업에서 근무 할 때 일이었습니다.
왠지 모르겠지만 대기업은 언제나 경기가 어렵고, 언제나 상황이 안 좋다고 합니다.
이렇게 되면 항상 그룹 차원이라는 미명하에 부서별 ‘원가 절감 대책 방안’을 내놓으라고 합니다.
언제나처럼 어르신들은 ‘아이디어’가 없습니다.
팀장이나 임원분들이 젭알, 이런 보고서를 쓸 때면 ‘중요한 핵심’을 집어주고 그를 전제로 보고서를 작성하라고 하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아이디어는 플랜김이 또 만들어야 됩니다.
원가 절감 대책 방안…
플랜김의 머리 속은 ‘원가’라는 단어에 집중하여 생각하기 시작합니다.
‘원가는 재료비, 노무비, 경비로 구성되는데 정보기획팀은 제품을 직접 생산하는 부서가 아니니까 주로 노무비하고 경비를 절감하는 방안을 내면 되겠군’
그래서 플랜김은 우선 정보기획팀이 전년도 지출한 모든 비용을 뽑아 봅니다.
서버 및 네트워크 유지보수비 10억, SM 인건비 30억, ERP 유지보수 비용 5억, 프린터 토너비 3천 만원 등등…
정리한 모든 비용을 계산해서 전년대비 약 10% 절감 할 수 있는 방안을 만들어 봅니다.
해보니까 생각보다 쉽습니다. (정보기획 예산 수립하는 방법은 여기 링크를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전년도 비용 대비 약 10% 정도 절감할 수 있는 항목을 찾아, 유지보수 업체나 기존 계약 업체들한테 좀만 깎아 달라고 빌면 됩니다.
그리고 가장 효과가 좋은 원가 절감 대책 방안은 무조건 ‘안 사는’ 겁니다.
올해는 원가 절감 이라는 미명하에 PC도 안 사고, 프린터도 안 사고 서버도 다 안 사는 겁니다.
하지만 이렇게 한 후, 가장 큰 문제는 어르신들은 이렇게 돈을 많이 아낄 수 있는 거야? 하면서 내년에도 이렇게 하라고 지시하면 정말 곤란합니다.
그러니까 원가 절감 계획은 정말 잘 해야 됩니다.
이건 여러분의 능력입니다. 혹시 도움이 필요하시면 플랜김에게…
어찌어찌하여 플랜김은 일주일 동안 미드도 안 보고, 게임도 안 하고 야근까지 해서, 폼나게 ‘원가 절감 방안 계획’을 만들어 어르신들한테 보고 했습니다.
물론 크리에이티브한 플랜김은 파워포인트 템플릿도 새로 만들고, 역시 보고서의 핵심은 ‘폰트’지 생각하면서 새로운 템플릿과 멋진 폰트로 버무린 보고서를 이메일로 보내드렸습니다.
하지만 다음날 플랜김의 멋진 보고서를 본 어르신의 첫마디는 “보고서가 왜 이 모양이야?”였습니다.
순간 ‘모가 문제지?’ 하고 수 만가지 생각이 뇌리를 스쳤지만 크게 ‘잘못한 게 없는데.. 왜 저러시지?’하고 뛰어갔습니다.
어르신의 화면을 본 순간, 너무 놀라고 말았습니다.
‘정말 보고서가 왜 이 모양일까?’였습니다.
바로 폰트 문제였습니다.
플랜김이 작성한 파워포인트 문서의 폰트는 ‘새로 설치한 폰트’로 다른 사람들에게는 안 보여서 파워포인트 문서의 글씨들은 형편없이 보이고 만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몇몇 분들은 이렇게 생각하실 겁니다.
‘하하.. 바보 플랜김, 파워포인트 저장 옵션에 ‘파일의 글꼴 포함’ 옵션에 ‘모든 문자 포함’ 옵션을 선택 안 했구나’ 하고…
하지만 진짜 플랜김이 그걸 모를리가 없습니다. 분명 했습니다.
어쨌든 플랜김은 ‘죄송합니다. 다시 수정해서 보내드리겠습니다’ 하고 자리로 돌아와 보고서를 수정하기 시작했습니다.
윈도우의 그 멋진 디폴트 폰트인 ‘맑은 고딕’으로 모두 수정하여, 표와 양식 등 모두 재조정하여 다시 보고했습니다.
물론 플랜김의 그 멋진 원가 절감 보고서는 멋지게 ‘통과’했습니다.
왜 파워포인트 폰트 저장이 그런지는 모르겠습니다.
아무래도 마이크로소프트 파워포인트가 문제인거 같습니다. 더 이상 못 믿겠습니다.
여러분 역시 보고한 문서 폰트 때문에 이런 경험은 없으신지요?
이 뒤로 플랜김은 절대로 회사에서 보고하는 문서에는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우의 디폴트 폰트인 맑은 고딕, 돋움, 굴림, 바탕, 궁서 폰트 이외에는 사용하지 않는다는 나름의 5가지 기준을 세웠습니다.
플랜김의 문서 작성 기준 5가지
1. 회사에서 사용하는 문서에는 윈도우 디폴트 폰트인 ‘맑은 고딕, 돋움, 굴림, 바탕, 궁서’ 폰트 이외에는 사용하지 않는다.
2. 파워포인트는 왠만하면 고딕체 폰트인 ‘맑은 고딕’ 폰트를 사용한다.
3. 예산이나 비용이 포함되는 워드 문서는 신뢰성 있는 느낌이 드는 ‘바탕’ 폰트를 사용한다.
4. 맑은 고딕을 제외한 돋움이나 바탕 폰트는 한글과 영문 폰트가 각각 적용되므로, 영문 폰트는 윈도우에 기본 포함되어 있는 ’Tahoma’ 폰트를 사용한다.(특히 워드나 엑셀)
5. 만약 다른 폰트를 사용하고 싶다면, 타인에게 보내는 문서는 PDF로 변환하여 보낸다.
참고로 4번 항목에 대해서 추가 설명드리자면,
맑은 고딕으로 문서를 작성할 때는 별 차이를 느낄 수 없으나, 만약 바탕이나 돋움체로 문서를 작성할 경우 반드시 영문 글꼴을 적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렇게 하면 화면에서 보이는 것이나 프린트 하는 것이 훨씬 정돈되어 보입니다.
영문 폰트는 물론 여러분 취향에 따라 선택해도 좋습니다.
플랜김은 다양한 영문 폰트를 적용해 봤지만 ’Tahoma’ 폰트가 가장 신뢰성 있어 보여서 아직까지 이걸 사용하고 있습니다.
문서에서 폰트는 매우 중요합니다.
폰트는 같은 글이라도 어떤 폰트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느낌이 달라질 수 있으며, 또한 가독성과 신뢰성에 대한 느낌도 완전히 달라질 수 있습니다.
사소한 것 같지만 이런 디테일이 쌓여서 여러분의 기획서는 좀 더 세련되고 멋지게 만들 수 있습니다.
오늘도 구독해 주셔서 감사합니다.